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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8.고치령 옛길(좌석리-고치령-마락리-의풍리-베틀재-영춘-단양)

닥치는대로 2012. 2. 26. 02:13

 

나무에 새싹이 돋고 푸르런 날에 다시 소백산자락을 찾자고 하나 좀이 쑤셔 기다릴 수가 없어 다시 부전역에서 소백산자락으로 간다.

이번 동계시즌에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한 아크테릭스 베타AR자켓 대신에 아크테릭스 알파LT자켓을 착용하고 찍은 모습이다. 베타AR자켓이 혹한에 충실히 제 몫을 다한 만큼, 알파LT자켓이 앞으로 열심히 제 값을 해야한다. 투자한 만큼 본전을 뽑을려면 부지런히 입어야 한다.

 

아크테릭스 알파LT자켓을 입고 부전역에서 똥폼을 잡았다.

 

소백산의 고치령 옛길자락을 걷기 위해 부전역에서 영주로 떠난다.

 

새벽 세시경에 영주역에 도착을 했다. 열차안에서 산행용자켓으로 파타고니아 노스월자켓을 교체해 입고 영주역사를 나서니 눈이 제법 내리고 있다. 산을 타는 일정이 아니니 여유가 있어 이동을 않고 김밥으로 요기를 하고 있는데 영주역에 소등을 하고 있다.

노숙자들과 절전의 일환으로 입개찰시간이 아니면 소등을 하고 역사를 닫는다한다. 천천히 드시라하는데 내가 비켜주지 않으면 근무자가 난처할 것 같아 영주역사를 나선다. 이제는 철도여행도 예전처럼 여유와 낭만이 사라진 것 같아 아쉬움이 짙게 깔린다.

 

영주역을 나서서 인근 PC방에서 시간을 때우다, 상점에 들러 고치령 산령각에 올릴 향과 막걸리 한병을 사고 좌석리로 가는 첫차를 타기위해 영주여객으로 간다. 여유가 있는 일정이니 택시를 타지 않고 영주역에서 몸도 풀겸 영주여객종점으로 걸어서 간다. 영주시내 길도 알 겸 도보로 움직이니 영주역에서 영주여객종점까지 얼마되지 않는다.

아침 7시 첫차로 영주에서 좌석리로 오면서 보니 새벽에 내린 눈으로 온 천지가 하얗다. 좌석리에 도착하여 여유있는 발걸음으로 고치령으로 향한다.

 

좌석리 연화2교에서 바라 본 계곡의 풍경. 고치령의 옛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풍경이다.

 

아무도 오르내린 흔적이 없는 눈내린 고치령 옛길을 홀로 걷는다.

 

포장된 고치령의 도로를 걷기가 무료하여 도로반사경에 대고 사진을 찍는다. 찍고보니 도로반사경에 비친 포장된 고치령 옛길이 더 운치가 있어 고치령 옛길걷기가 도로반사경놀이가 되었다.

 

도로반사경에 비친 고치령 옛길.

 

 

눈내린 겨울의 고치령 계곡모습이지만 어김없이 봄은 흐르고 있다.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고치령의 계곡에 봄이 흐르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아무도 오르내린 흔적이 없던 고치령 옛길에 요란한 엔진음을 내며 경운기가 지나치고 곧이어 SUV차량 한대가 고치령을 올라간다. 경운기나 승용차에 히치하이킹을 하면 태워 줄 분위기이나 귀한 고치령 옛길공부를 왔는데 손을 내밀지 않고 그냥 보냈다. 태워 줄 분위기는 어찌 아냐고? 내 나이쯤의 연륜이면 관상이나 표정과 몸짓을 보면 알게 된다. 척 보면 압니다!^^

 

두발로 오른 흔적이 없는 고치령 옛길에 여유있는 걸음걸이로 오르다보니 고치령 산령각이 가까워진다.

 

고치령 산령각이 눈앞에 보인다. 경운기를 타고 갔던 아저씨가 눈때문에 경운기로 더 오르지 못하고 급한 발걸음으로 산신각에 시찰(?)왔다 가는 모양이었다.^^

 

흑백으로 보는 고치령의 산령각

지난 고치령 산행때 그냥 합장만 하고 변변한 제물이 없어 올리지 못한 것이 걸려 다시 찾은 고치령 산령각이다. 조심스레 산령각의 문을 여니 지난 산행때와는 달리 초와 향이 비치되어 있다. 소백산신령님과 태백산신령님께 예를 올리고자 찰떡과 막걸리와 잣을 올리고, 향을 살라 예를 표한다.

 

고치령 산령각 뒤편의 태백대간 방향의 모습이다. 태백대간방향의 산이 좌석리의 자개봉인지 확실하지 않다.

 

고치령 산령각의 전경.

 

 

고치령의 모습. 산방기간인데도 대간을 탄다고 간밤에 세워 둔 차량인 듯, 차량에 눈이 소복히 쌓여있는 모습이다.

 

고치령의 전경.

 

소백산 고치령 산령각.

소백산을 마음에 담고 알아 가던 중에 인연이 된 두 분 산신령을 모신 곳이다. 소백산 자락길공부를 하다 계획에 없던 일정으로 들른 금성단에서 알게 된 금성대군은 소백산 산신령이 되셨으니 나의 인연이요, 사자산 법흥사를 탐방하고 돌아 오던 중에 역시 없던 일정에 들른 청령포의 단종은 태백산의 산신령이 되셨으니 또한 나의 인연이다.

역사 속에 실존했었던 비운의 두 분을 산신령으로 모신 유일한 산신각이 고치령의 산령각이다. 나의 핏줄이 아니며 조상과의 인연도 알지 못하는 단종과 금성대군이지만 소백산의 산신령과 태백산의 산신령이 되셨으니 분명한 나의 인연이다.

조촐한 떡과 막걸리와 잣을 올리며 향을 살라 앞으로의 산행에 무사안녕을 빌고 두 분의 산신령님전에 예를 갖추었다.

 

고치령의 산령각에 예를 갖추고 소백방향과 태백방향에 떡조각과 잣을 놓으며 막걸리를 붓고 돌아와서 음복을 하고 있으니 까치란 놈과 산새 몇마리가 빨리 가라고 난리를 친다. 한겨울이라 먹을거리가 없다가 먹거리가 눈에 보이니 꾸욱꾸욱 거리며 접근하고 싶은데 내가 가지도 않고 죽치고 있으니 성화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고치령에 1시간 30분을 있었으니 나도 슬슬 떠날 채비를 한다.

 

 

 

고치령 산령각 뒤편의 태백대간 방향을 가늠키 위해 올라 본다.

 

고치령의 태백대간 등로의 모습.

 

고치령 산령각 뒤편의 헬기장(?)

 

고치령 헬기장인 듯한 곳에서 바라 본 고치령 산령각.

 

고치령 산령각 뒤편의 태백대간 등로를 확인하고 고치령 고개에서 마락리로 내려간다.

 

고치령 산령각에서 마락리방향으로 내려간다.

 

앞선 산행때 놓친 고치령의 샘터가 눈앞에 보인다. 고치령에서 30여미터라고 알고 내려 왔다가 못찾고 돌아섰었는데, 고치령 산령각에서 마락리방향으로 30여미터가 아닌 200미터 정도 내려오면 좌측편에 고치령의 샘터가 있다.

 

고치령 산령각에서 마락리방향 200미터 좌측에 있는 고치령샘터.

 

마락리방향의 고치령 옛길.

 

마락리방향의 고치령 옛길 도로반사경에 비친 도로의 모습.

 

고치령의 좌석리방향보다 마락리방향의 옛길에 쌓인 눈이 많아 조심스레 내려가야 했다. 오름때 사용하지 않았던 스틱도 사용하며 내려선다.

 

고치령 마락리방향의 옛길모습. 흔히들 고치령은 좌석리보다 마락리방향이 경치가 좋다하는데, 나는 반대로 좌석리방향이 더 운치있는 길이라 생각한다. 고치령의 좌석리방향도 마찬가지로 전신주와 전선이 어지럽게 널려있는데, 마락리방향은 전신주와 전선이 더 시선을 방해하며 거슬린다.

 

예전에는 말이 떨어질 정도의 위험한 고갯길이라 하여 마락리라는 지명을 가진 고치령 옛길.

 

풍광도 운치도 별로 없는 고치령 마락리옛길이지만 예전에는 협소하고 아찔할 정도로 위험했었을 산길이라는 짐작이 가는 풍경이다.

 

마락리방향의 고치령 옛길.

 

 

좌석리에서 고치령으로 오를때 보다 더 볼게 없어 하릴없이 도로반사경에 대고 장난을 친다.

 

 

 

마락리방향으로 내려오다 되돌아 본 고치령 옛길.

 

 

 

고치령에서 내려오며 바라 본 마락리의 주변전경.

 

 

마락리의 주변모습.

 

마락리의 고치령 옛길모습. 깔끔하게 아스콘으로 포장된 아스팔트 도로보다 거친 시멘트로 포장된 도로가 더 어울리는 산길이다.

 

마락리 폐가의 모습이 을씨년 스럽다.

 

마락리의 옛길.

 

최근에 지은 듯한 마락리의 민가.

 

폐교된 마락분교가 청소년야영장으로 되어 있는 전경이다. 산과 야영을 즐기는 내 눈에는 그리 썩 뛰어난 조건의 야영장으로 보이지 않는다.

 

마락리의 돌탑.

 

마락리의 기념석.

 

경북과 충북의 도경계지점이다.

 

마락리의 도경계지점에서 되돌아 본 마락리의 고치령옛길 모습.

 

마락리의 도경계지점을 벗어난다. 이 경계지역부터 충청북도 단양군 영춘면 의풍리지역이다.

 

의풍리지역에 간간이 내리던 눈발이 짙어지고 있어 시계가 불량하다.

 

산골 오지의 전형인 비포장길이 이어지며 걷기는 수월한데 쉴 만한 공간이 없다.

 

첩첩산중인 의풍리의 민가가 여럿 보이는데 인적은 없고 폐가도 더러 보이니 날씨만큼 을씨년스럽다.

 

의풍리의 비포장도로에 눈발이 점점 더 거칠어진다.

 

마락리에서 의풍리로 넘어오며 쉴 만한 장소를 물색하나 마땅한 쉼터가 없다. 눈발이 굵어지니 자켓을 교체하려고 폐가에 들러 쉬어간다.

담배 한 모금을 내뿜으며 엉덩이를 걸치고 앉아있으니 온갖 상념이 떠오른다. 한때는 오손도손 단란한 가족의 보금자리이었을 집인데......

 

나에게 잠시 안락한 휴식공간을 내어 준 폐가의 모습. 훈기없고 주인잃은 집에게 잘 쉬었다간다고 말하며 돌아선다.

 

의풍리 보건소를 지나친다. 거칠게 퍼부을것 같던 눈발이 자켓을 교체하니 사람을 놀리듯이 가늘어지며 멈추는듯 한다.

 

폐교된 영춘초교 의풍분교터.

의풍삼거리에서 마구령방향으로 길을 잡으려다 궃은 날씨로 전망이 어두워 포기하고 고민에 빠졌다. 마을매점의 아주머니에게 영춘으로 가는 마을버스시간을 물으니 정확한 시간은 없이 오후3시전후라고 대답한다. 많이 기다려야 해서 영춘까지 얼마나 걸리냐고 하니 젊은사람 걸음으로 1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하여 믿고 길을 나선다. 큰도로를 따라 가면 된다하나 샛길로 빠져 폐교된 의풍분교를 둘러보며 길을 나선다.

 

폐교된 의풍분교터가 야영장으로서는 입지조건이 마락분교터보다 좋아 보인다.

 

의풍삼거리에서 베틀재로 가다 의풍1리 마을버스 정류소에서 요기를 하며 쉬어간다. 의풍에서 영춘까지 1시간여가 걸린다는 아주머니의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도 가는데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길을 떠난다.

 

의풍리에서 베틀재로 가는 도로가의 도로표지판과 거리이정표. 이 거리이정표를 보고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미련한 짓을 한다.

 

 

의풍리의 자락길이정표. 이때까지도 아주머니의 안내대로 의풍옛길로 3.6Km만가면 영춘인 줄 알았다.

 

베틀재로 오르는 포장도로가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의 길인데, 게다가 눈내린 후라 결빙방지용 마사까지 뿌려져 있으니 엎친데 덮친격이었다.

 

베틀재로 오르며 바라본 김삿갓계곡방향의 도로.

 

김삿갓계곡방향.

 

베틀재를 오르며 되돌아 본 길.

 

마사가 깔린 아스팔트도로가 판단 착오로 길을 나선 넘을 돌게 만든다. 저멀리 공지선에 베틀재 정자가 보이는 것을 위안으로 삼으며 터벅터벅 걷는다.

 

베틀재의 정상에 기념석과 정자가 세워져 있다.

 

 베틀재 개통 기념비.

 

 베틀재의 유래를 설명하는 안내판의 문구와 문맥이 맞지않고 엉망이다. 이 안내판을 조성하는데 글자당 얼마의 비용이 드는가 문구를 잘라 먹고 문맥이 들어 맞지 않아 억지로 글자를 짜맞춘 인상이다. 파괴되지 않는 한 수년 또는 수십년동안 베틀재의 얼굴이 될 터인데 빨리 수정을 했으면 한다.

 

베틀재의 정상에 있는 자락길 안내판.

의풍에서 영춘까지 1시간여가 걸린다던 아주머니의 말씀을 베틀재까지 1시간이라고 믿고 싶다. 축지법을 안다면 모를까 어찌 의풍에서 영춘까지 1시간정도 걸린다고 했는지......

 

베틀재의 정상에서 바라보는 의풍리방향.

 

베틀재정상의 정자에서 쉬면서 마을버스를 기다린다.

 

베틀재의 정자와 기념비.

 

베틀재의 정자에서 바라 본 의풍.

 

 

의풍에서 영춘으로 가는 마을버스를 기다리기 지루해 베틀재 정상에서 비싼기름을 태워가며 카데이트를 하던 분을 깨워 사진을 부탁했다.^^

 

베틀재에서

 

영춘버스정류소의 영춘에서 의풍, 영춘에서 남천까지 버스시간표.

 

영춘에서 영월까지 버스시간표.

 

영춘에서 단양까지 버스시간표.

 

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라보는 고수대교. 영춘에서부터 내리던 눈발이 비로 변해 단양지역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칠흑같은 어둠에 바삐 지나치던 남한강과 고수대교를 바라보니 오늘 하루 찝찝했던 반나절이 많이 풀린다. 타지에서 온 손님에게 무성의한 길안내를 한 아주머니, 의풍옛길인 듯한 산길이 궁금하여 물으니 귀찮은 듯 마지 못해 한참을 뜸을 들이다 두마디하던 마을버스기사, 역시 타지에서 온 나 이외의 손님에게 노선을 바르게 알려주지 않고 귀찮아하던 버스정류소의 영감님, 영춘지역은 타지에서 온 사람들을 귀찮아하는 인상이다.

예전에는 정감록의 십승지 중 한 곳인 은둔지였을지 몰라도, 소백산자락에 기대어 사는 만큼 너그러운 마음으로 손님을 맞이했으면 한다.

 

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 바라보는 남한강.

 

단양의 고수대교와 유람선선착장.

 

단양시외버스터미널 옆의 산책로.

 

이런! 이런!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사진을 부탁하니 허리에 폼을 잡기도 전에 찰칵!

 

단양터미널 옆의 산책로와 남한강.

 

 

단양시외버스터미널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