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취산(영축산)
황사를 씻어내는 고마운 비가 내린 후라 신불재를 거쳐 영취산에서 하루밤을 묵을 요량으로 배낭을 메고 나섰다. 가천마을을 지나는 포장길을 오랫만에 대형배낭을 메고 오르자니 힘이 들고 미친 봄날씨가 오늘은 삼복더위를 방불케한다. 불승사로 가는 길목의 건암사까지 도착하는데 배낭이 천근만근이다. 건암사에서 산길로 접어 들어 오르니 산길이 반갑기 그지 없다. 삼복더위같은 기온에 포장도로를 오르며 지친 몸을 처음으로 만나는 계곡에서 세수를 하며 쉬어간다.
갈수기에는 보잘 것 없는 수량을 보이던 계곡이 이번 봄의 잦은 비로 계곡다운 모습을 보이니 너무 반갑다.
신불재에서 내리면서 토굴인지 도인들의 기도처인지 궁금해했던 곳을 올라보니 문수암이라는 암자이다. 관리가 되지 않는듯 주변이 어수선하다.
문수암에서 바라보는 능선의 모양새가 지리산의 법계사와 천왕봉간의 루트에서 보이는 전경과도 흡사하다. 그러고 보니 지리산에 못 든 지도 일년이 되었다. 지리산의 산문이 열리면 오르리라 했지만 현재의 몸상태로는 무리이다.
암자에 주석하는 이가 없어 법당겸 요사채로 쓰이는 곳에 먼지가 자욱하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세월아 네월아 하며 오르다보니 신불재에 도착한다. 신불재샘터의 쉼터에서 허리를 뉘어본다. 가천마을에서 건암사까지의 포장된 길에서 너무 지쳤었다.
신불재샘터에서 등로를 뒤돌아 본다.
신불산정상을 담아보며
신불재에서 신불산으로 오르는 등로.
신불재에서 오르는 영취산방향. 오고 가는 이 없는 신불재에 오르니 더위를 날려 버릴 바람이 너무 고맙다.
신불재와 신불산.
영취산과 지능선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에 빠진다. 제법 세찬바람이 부니 정상부에 자리를 잡을까?
단조산성터의 샘터에 자리를 잡을까 고민하다 결국은 샘터로 방향을 정하고 나아간다.
영취산정상부에 미련이 남았지만 더위에 지친 몸을 달래기에는 여기만한 장소가 또 있는가?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지만 오늘밤은 그렇지 못하다. 몸상태가 쾌청하지 못해서 인 지 저녁을 지어 오겹살에 소주를 곁들이고 잠자리에 들었지만 깊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중간에 깨어 단조산성터를 거닐며 서성인다. 다시 잠을 청했지만 두시간가량 더 자고 일어나 고민하다 지체없이 동트기전에 장비를 꾸린다. 일찍 서두른 만큼 오룡산까지 진행하여 백련암이나 오랫만에 들러자 하는 생각이었다.
서두르지 않고 준비하다보니 어느덧 동이 트길래 단조산성터의 샘터를 떠난다.
야영지에서 재약산의 수미봉과 사자봉을 바라본다.
이른 새벽의 단조산성터.
단조습지와 단조산성터.
한적한 능선에서 바라보는 영취산.
영취산 정상부에는 절반도 채 피지않은 참꽃이 널려있다.
영취산 정상부에서 바라보는 신불산.
아무도 없는 영취산 정상에서 주변을 조망하다 샘터로 향한다.
영취산의 샘터. 충분한 수량을 보인다.
샘터에서 커피를 끓여 마시면서 계획을 수정하고 셀카놀이를 한다. 오룡산까지 진행하여 감림산에서 백련암으로 하산하려던 일정을 바꿔 늘 바삐 지나치던 비로암과 극락암을 천천히 둘러보며 통도사도 둘러보기로 마음을 정한다.
졸지에 계획을 수정하고 나이롱(?) 불자가 삼사를 순례하고자 하니 이렇게 여유로울 수가 없다.
샘터에서 비로암으로 하산하는 등로는 급경사의 너덜지대라 관절이 약한 사람들은 삼가야한다. 건조한 건계곡이 식상하여 다른 하산로를 선택한다.
계획에도 없던 산행일정을 바꿔 알지 못하는 하산로를 내리는데 어라 너무 마음에 드는 산길이 열리며 고맙고 감사한 생각이 저절로 든다.
시야가 트이는 전망바위에서 바라보는 영취산의 지봉들, 죽바우등,채이등,함박등이 보인다.
바위끝의 멋들어진 노송.
영취산의 암봉이 열려있다.
감림산자락의 통도사 암자들...
영취산의 지봉우리들 너머 오룡산도 보인다.
부드러운 발감촉을 느끼게하는 송림길이 너무 감사하다. 비로암을 지나칠까 염려스러워 신경이 쓰일 정도로 하산하길래 적당한 곳에서 우회를 하며 진행해 본다.
사색에 잠기며 걷기에 너무 좋은 길이다. 산길다운 산길이다.
이름모를 야생화도 담아보며 산길을 걷는다.
한참을 걷노라니 다시 영취산을 오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오른다.
계곡에서 더위를 식히며 사과와 커피를 마시며 한 참을 탁족을 하다 비로암에 합장을 하며 들어선다.
산행시간에 쫓겨 바삐 들러 지나치다 여유를 갖고 비로암의 법당에 참배한다. 비로암의 법당에는 비로자나법신불과 지장보살님이 모셔져있다. 언제 보아도 정갈한 비로암 법당의 전경.
비로암의 요사채 뒤로 보이는 함박등.
칠성신앙이 불교와 접목된 칠성전보다 격을 높이 부르기 위해 붙인 북극전. 지극전으로 읽기 쉬우나 알고보니 북극전이다. 일반적인 암자에서는 칠성각이나 칠성전으로 불리운다.
비로암의 전경.
비로암의 요사채.
비로암 경내의 전경.
비로암을 내려서며
극락암에 도착하여 바라 본 연못과 구름다리. 극락영지와 홍교(무지개다리)라 칭한다.
극락암의 법당. 비로암보다 행락객이 붐벼 어수선하다. 법당에 들러 참배를 하고 나온다.
극락암 법당 용마루와 영취산의 지봉.
경봉 큰스님이 주석하시다 열반에 드신 삼소굴의 전경. 큰스님이 열반에 드시고 바로 나도 친견하는 인연이 있었다. 어언 28년전이다.
그 옛날 보지 못했던 낯선 일주문. 최근에 보면서도 알지 못해 어색했는데 알고보니 경봉 큰스님의 친필을 새긴 현판이다. 여여문(如如門). 이 일주문을 들고 남이 부처님과 일체중생이 같음인가? 여여(如如)라... 나무석가모니불!
극락암 지붕위로 보이는 영취산의 암봉들.
극락영지 위의 홍교위에서...
극락암 전경 뒤로 보이는 영취산의 지능선.
극락암의 여여문(如如門).
극락암을 내려서는 길. 그러고 보니 비로암에는 여시문(如是門)이라는 현판이 걸려있다.
여여(如如)와 여시(如是)라...... 나무 석가모니불! 나무 시아본사 석가모니불!
나이롱 불자를 면하려면 산행시에 잠시 들러는 암자에 대해서도 공부를 해야 되겠다.
극락암에서 통도사에 이르는 포장도로의 이글거림이 싫어 송림길을 걷는다.
통도사에서 바라 본 영취산. 생각지도 않은 하나의 선물(?)을 들고 가는 감사한 남릉. 시간 내어 다시 오르리라...
통도사 청법전의 담장밖에서.
돌아보면 설법전. 설법전 위로 보이는 영취산.
산꾼으로 지나치던 일주문을 나이롱 불자가 경건하게 합장하며 들어선다. 행락객과 불자들로 넘쳐나는 통도사.
얼마만에 일주문을 들어 서는지 기억이 가물하다.
부처님오신날을 맞이하여 준비된 연등터널.
통도사 삼층석탑 위로 보이는 영취산.
통도사 불리문.
통도사 관음전.
불보사찰 통도사의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신 금강계단. 예전에는 일반인의 출입을 통제했는데 지금은 통제를 풀고 참배하는 자리도 마련해 놓았다. 무거운 배낭을 내리고 대웅전 대신 금강계단에서 참배를 한다.
통도사의 산령각. 산신각보다 격이 높음을 나타내는 산령각.
통도사 금강계단의 연등.
통도사의 대웅전, 금강계단.
예나 지금이나 범상치 않은 노송군락은 여전한데 계곡은 엉망진창이다. 청정한 계곡은 간데없고 오염되고 탁한 계곡수만 흐르니 착잡한 심경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