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궁야영장
심마니능선을 타고 달궁으로 산행을 하려 했으나 푹푹 찌는 염천에 비박배낭을 메고 산행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아 달궁에서 야영을 하기로 하니 시간적 여유가 있어 오랫만에 느긋하게 시간개념없이 움직인다. 반선교에서...
나이들어 텐트들고 산행하기가 부담스럽지만 비박색의 답답함이 싫어 구매대행한 MSR의 허바허바텐트이다. 2008년 신형인데 플라이의 색상이 겨자색으로 바뀌었고, 풋프린트와 폴대와 팩의 색상도 바뀌었다. 주문하고 내 수중에 들어오기까지 한달하고도 8일이 걸렸다. 성질같아서는 주문취소하고 싶었으나 기다린 기일이 억울해서 참고 기다렸다. 급한 성격상 사고싶은 장비는 바로 수중에 들어오지 못하면 미친다.
구형의 칙칙한 레드색상보다 밝은 겨자색의 플라이가 맘에 든다.
야영지가 한산하니 여유로와 맘에 들었다.
달궁야영장의 전경. 뒤로 심마니능선의 투구봉이 보인다. 오랫만의 야영에 기분이 한없이 여유롭다. 반선에서 구입한 마가목주에 반주를 곁들인 저녁을 먹고 달궁마을에 마실을 나섰다가 은어회를 보니 친구들 생각이 나서 전화로 유혹을 했다.
새벽4시부터 3시간가량 비가 내렸다. 달궁으로 달려 올 마음이 있는 친구는 사정상 오질 못하고 영배에게 문자를 보내니 한참후에 달려온다는 전화가 온다. 혼자 청성떨기 싫어 돌아가려다 반가운 전화를 받고 텐트에서 망중한을 보낸다.
기꺼이 야영의 유혹에 동참한 영배가 2시간 30분만에 야영장에 도착하니 지리산신령님이 친구의 입산신고를 받는다고 텐트와 쉘터를 설치하는 동안 소나기를 퍼붓는다. 달궁에 초행인 친구와 늦둥이 막내를 데리고 덕동리로 마실을 나왔다.
멀리서도 번개초대에 기꺼이 응해 준 영배가 너무 고맙다. 혼자서 청성떨며 먹기 싫었지만 지나치면서 너무 먹고 싶은 은어회를 곰취에 싸서 먹으니 캬~아 술맛이 끝내준다.
홀로 산행때마다 유혹하던 은어회를 먼길 마다않고 달려와 준 벗하고 먹으니 신선놀음이다.
달궁야영장의 숙영지
친구의 쉘터에서 친구가 갸져 온 고기로 또 한잔...
어제 오늘 일년만에 가장 많이 마신 것 같다.